2011년 3월 31일 목요일

The 9th Maison in the B 후기

2011년 3월 25일




김명종, 김민진, 김광수

처음으로 외부chef가 maison 파티의 요리를 담당했다. 김명종 chef는 오랜 자취생활로 인해
'명종언니'로 잘알려져있는데 그 명성만큼이나 매우 아름다운 요리를 선사했다-
in the b의 후원자이기도한 명종언니, 늘 감사합니다.












2011년 3월 29일 화요일

공연후기#2 : 하이너 괴벨스 <나는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 토요일 LG 아트센터에서 있었던 하이너 괴벨스의 공연 <나는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지 않았다.>를 보고 왔다.
실제로 괴벨스의 공연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많은 기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공연은 총 3개의 막으로 T.S. 엘리엇의 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1917)", 모리스 블랑쇼의 "낮의 광기(La folie du Jour,1949)",사무엘 베케트의 "(Worstward Ho,1982)"의 텍스트에 음악을 붙여서 만든 음악극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공연이 시작하고 첫번째 막인 T.S엘리엇의 시가 끝났을 때, 나는 매우 당혹 스러웠다. 시의 내용은 전혀 알아듣지 못할 만큼 난해했으며, 솔직히 지루하기까지 했다.
음악은 하나 혹은 두개의 음계로만 구성된 단조롭고 괴상한 하모니를 통해 전해지고 있었다. 나는 더욱 집중해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으려 애썼다. 그러나 텍스트에 집중할수록 더욱 알수없는 미궁에 빠져드는 것이다. 역시 난 이해 할수없는 예술의 세계인 것인가하고 생각이 들때 쯤, 베케트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두번째막이 시작되었다. 실패에 관한 그의 반복적인 글들이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을 때, 갑자기 읽어서는 결코 이해가 불가능한, 단지 리듬감과 실험적인 반복효과를 통해 텍스트의 음악성을 살리려했던 그의 소설들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그렇다! 나는 왜 공연이 반드시 텍스트의 내용을 재현하고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실제로 20세기에 들어선 공연은 그야말로 '텍스트의 위기'를 맞이한 것처럼 보인다. 권위파괴, 진리의 부정, 해체, 경계넘기 등이 포스트모던이라는 근사한 듯 한 주제를 통해서 줄거리를 구성하는 텍스트들이 주도권을 상실하고, 언어 외적인 표현요소를 이용한 다양한 실험('포스트 드라마' 라고들 한다)이 진행되고 있는게 사실이다.(물론 IN THE B 생각하는 '공연'의 개념에서 이런 현상들은 공연이 본래 문학의 영역에 속하는 희곡의 지배에서 벗어나 공연의 본래적인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순간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들 속에서 괴벨스는 이러한 위기를 확실히 극복하기 위해 앞서 언급된 '포스트 드라마적인 시도'가 아닌 텍스트가 가진 음악성을 공연에서 이용하고자 한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학자 소쉬르는 언어가 갖는 개인적 발화형태를 빠롤(parole) 그리고 사회적 약속을 랑그(langue)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언어의 사회적 관습과 약속, 즉 랑그가 없는 빠롤 만으로는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고 했으며, 결국 개인의 무한한 발화체계는 랑그라는 언어규칙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무한한 상상력의 빠롤은 결국 랑그에 의해 결합될 뿐, 새롭게 창조되지는 못한다고 했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수 많은 음악체계(음악성을 가진 체계)가 랑그체계인 음계체계에 의해 결정되다고 볼 수 있다.(빗소리와 새소리도 좋은 음악체계, 음악성을 가졌음에도 음계체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보라-) 그러나 괴벨스는 음계체계의 한계극복을 오히려 텍스트에서 찾았던 것 같다. 마치 슈톡하우젠 (Karlheinz Stockhausen)이 음계체계의 극복을 위해 1954년 전자기기를 이용해 특별한 주파수와 볼륨조절로 음악을 만들었던 것 처럼-(전자음악의 시작이라고 볼수 있다.)
그는 텍스트를 명쾌하게 읽어내려갈 때 느껴지는 음율감, 부드러움, 리듬감이 너무나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공연 중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고 난 후, 다시 공연에 집중하게 되니, 한결 대사가 편하게 들리게 되었다. 텍스트의 내용,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텍스트가 가진 음악성에 귀를 기울이게 되니 묘한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 텍스트의 높낮이를 따라가고, 반복적인 리듬을 느끼게되면서-
갑자기 공연 전, 김선옥 하우스매니져의 낭랑한? 목소리로 분명 ' 3번째 막은 연출가의 의도에 의해 자막이 나오지 않는다' 고 공지 했던 것이 기억났다.
그것이다. 괴벨스는 우리가 텍스트가 가진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길 바랬던 것이다!!

'텍스트의 위기'에 닿아있는 공연을 '탈텍스트 혹은 포스트드라마'적인 시도가 아닌 오히려 텍스트의 색다른 미학을 공연에 이용하는 것은 얼마나 창조적인가!
물론 이러한 시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아직은 어렵고 난해하지만, 그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다. 예술의 현재성은 내일 존재하기 때문이다. 슈톡하우젠의 미친 시도(나는 감히 B적인 발상이라고 말하고 싶다.)가 없었다면, 지금의 Justice와 Tiesto는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진 모르겠다. 다만, 괴벨스는 우리에게 새로운 음악과 공연에 대한 대답을 해주는 대신,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괴벨스의 공연은 31일, 4월1일에 통영국제음악축제에서 계속해서 만날수 있다.

후기 끝

By Doroomuk

2011년 3월 17일 목요일

St.raw.very #1 : 초콜렛

St.raw.very는 'In the B'의 2주단위 연구 프로젝트이다.
2주동안에 하나의 키워드를 정한 후, 그것에 관한 다양한 상상을 해보는 것(어떠한 형식도, 제약도 없는)이다. 첫번째 주제는 초콜렛이다.




성지환

우리가 새로 시작한, 2주 단위 연구 프로젝트.
그냥 아무 주제나 정해서 거기서 파생시킬 수 있는 생각들을 해보자는 새로운 유희.

쵸콜렛의 주 원료인 카카오. Cacao라는 말은 멕시코 중앙에서 시작된 말 'chocolatl'에 어원을 둔 "쓴물"이라는 단어에서 파생한 것이란다. 그렇다. 쵸콜렛은 원래 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쵸콜렛' 하면 달다고 생각한다.
그럼, 쵸콜렛은 달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쓰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다가 쵸콜렛에 대하여 이런 생각이 들었다.

'원료는 쓰다. 하지만 그 가공물은 달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대구가 아닌가.

'인내는 쓰다. 하지만 그 열매는 달다.'

그래서 쵸콜렛의 성질들을 사업과 연관지어 보았다.

쵸콜렛을 한 개 먹으면 달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속이 안좋아지고, 심하면 구토를 유발할 수도 있다.
--> 쓴 인내를 이기고 성공을 이루면 그 열매는 굉장히 달다. 하지만, 그 성공에 취해 계속 그 열매에 매달리면 망할 수 있다.

쵸콜렛이 좋다고 당장 먹지도 못하면서 손에 쥐고 있으면 녹아버린다. 그래서 결국 아무도 먹지 못하게 된다.
--> 아이디어를 남 주기 아깝다고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으면, 결국 그 아이디어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린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게 아니라면, 그냥 공개해 버리는 것이 좋다.

쵸콜렛을 녹여서 핫쵸코를 만들어 마시면 맛있다. 하지만 쵸콜렛을 녹여서 벽에 바르면 엄마한테 혼난다.
--> 어떤 사물의 용도를 변경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려 할 때에는 그 효용과 소비자의 선호도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쵸콜렛이라도 보관을 잘못하면 녹아서 먹지 못한다.
-->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써먹지 못한다.

이 외에도 많이 생각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쵸콜렛에 대한 생각이냐고?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기를. 이건 단지 우리의 유희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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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주

90년대 초반에는 흔히 수퍼에서 살수있는 초컬릿에는 종류가 그리 다양하지 않았다. 가나와 투유 사이에서 고민했고 장미꽃이 그려져있던 블랙로즈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 미니쉘은 맛을 못본지가 오래된거 같다. 그대신 카카오 함유량을 강조한 팩키지가 이제는 더 눈에 띈다.
'Sex and The City'에서 Samantha는 남자친구를 침대위에서 기다리면서 초콜렛 한 박스를 부둥켜 안고 기다리는 장면이 있다. 이건 리비도(Libido)를 돕고 혈관을 이완시켜주기 때문인데 아연이 풍부한 식품중의 하나로 초컬릿의 주 성분인 카카오는 심장에 좋은 식품으로 여겨 지기도 한다. 최근 광고에 많이 쓰이는 문구인 항산화 식품의 하나인 코코아 빈은 원래부터 달착지근하지 않다. 설탕과 카카오 우유 등의 함유량의 변화로 세상에서 가장 여러가지로 존재하는 식품이고 그 어떤 형태를 띄어도 독특한 향과 달콤함을 잊기 어렵다.
초컬릿의 시초였던 약 2천년전에는 물물교환에 쓰이는 귀한 물품이기도 했고, 전시에서는 에너지를 보충하는 효도 식품으로, 유명한 영화 '찰리와초콜릿공장','초콜릿' 등의 소재로 쓰여 많은 사람을 즐겁게 했다. 그중에서도 '초콜릿'은 극적인 변화를 초콜릿을 통해 얻게 된다는 감동적인 촉매제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입으로 느끼는 즐거움을 제외한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초컬릿 향이다.
뉴욕에서는 초컬릿 페스티벌이 매년 열려 도시 전체를 흥분하게
한다. 관광객과 시민들 그리고 초컬릿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과 초컬리티에들이 모두 모여 그 모든것을 즐기는 모두를 위한 축제이다. 이 축제는 초컬릿을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길수 있는 기회와 다양한경험을 준다.
가끔 나는 흔히 길에서 나눠주는 홍보용 휴지가, 그리고 주유소에서 나눠주는 휴지 혹은 음료수가 차라리 초컬릿 한조각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은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는 날에는 욕조안에 다크 초컬릿을 가득 받아 놓고 개 헤엄을 쳐도 좋겠다. 헛짚었을때엔 화약약품 나는 물 대신에 초컬릿이 입에 가득하게... 중독성이 가장 크다는 담배 보다도 나는 초컬릿이 더 끊기 힘든 기호식품이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슈퍼에 달려가 다크 초컬릿이 덮여있는 아몬드를 레드 와인과 함께 마시고 싶은 심정은 아마도 이 글의 끝을 어떻게 맺을까를 고민하고 그것을 진정시켜줄 뭔가가 필요하기 때문은 아닐지. 내게 초컬릿' 이라는 소재를 던저준 그 순간부터 다른 용도 혹은 글의 주제를 도무지 찾아낼수 없는것은 아마도 너무 강한 이 초컬릿의 똑부러진 성질때문인것 같다. 아 맛있겠다 라는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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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환

초콜렛 흔히 초콜렛은 담배, 커피, 술 과 함께 4대 합법적 마약에 속한다(개중에 난 녹차요, 치즈케익이요 한다면 할말없음)고 들 말한다 이중에서 술은 간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있고, 담배는 특히 미국 내에서 상징적으로 '마약'처럼 취급하는정도의 분위기.(물론동의하지않은 나같은 애연가들도 어쩔수없게 담배를 케이스에서 뽑아낼때마다 해골마크나 '담배를안피게하는것에전혀도움안되는' 기분 나쁜 그림을 보아야하는것이 사실임) 커피는 고혈압과 위장질환, 불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최근 커피의 효능에 대해 많은 기획연구가 이루어지며 혹 커피가 동맥경화와 암을 억제한다고 발표되고 있으나, 때는 늦은 것같다. 모든 사회적 통제가 그러하듯, 그 이유의 이면에는 늘 정치적 이권다툼이 있기마련이다. 예를 들어 담배농장이 많은 제 3세계 국가의 성장을 매우 윤리적인 이유로 막거나 커피 대신 세계적으로 차의 생산량을 늘리게 하는 동시에 자신의 앞마당에 차잎을 심고 후식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독점기획하려는 '집권자'의 횡포라고 감히 상상해볼수도 있다. 실제로 높은 질병 사망율을 가진 뇌졸증, 중풍, 동맥경화 및 비만질환등에 대해서, 우리의 혈관을 조여오는 치즈나 삼겹살 등을 통제하지 않는 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그렇다면 초콜렛은 어떠한가?
그들은 매우 잘해오고 있다. 그들은 아주 적당히 통제와 호용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담배와 커피보다는 더 식품같은, 고구마와 땅콩보다는 더 상품같은, 이미지를 교묘하게 구축해왔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는 날은 없고, 담배를 피는 날도 없다. 그러나 초콜렛을 사야하는 날은 있다. 하지만 당근즙을 섭취해야하는 날은 없고, 청량고추를 심어야하는 날은 더더욱 없다.
초콜렛은 우리에게 마약처럼 '끊지못하는 인간의 원초적 에너지원'부터 '특별한 사람을 위한 품격있는 명품'의 포지션까지 매우 다양하게 접근해왔다.

그렇다-나는 여기서 초콜렛과 전쟁을 선포한다. 초콜렛은 좋지만, 초콜렛이 지금까지 보여왔던 행보는 너무나 얄밉고 교묘한 구석이 있기 떄문이다.
이제 여기서 나는 '해바라기씨 선언'을 통해 해바라기씨의 전면적인 유통과 브랜딩의 개진을 선포하는 바다.
이를 위해 해바라기씨 차를 시작으로 해바라기씨 캐릭터 인형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촉구할 것이다.
이제는 변해야한다. 해바라기씨는 우리가 생각하는 B다.(물론 아닐수도 있다.) 초콜렛에게 선전포고한다. 언제까지 A가 될수 있을지 잘 고민해라-
결국 세상이 변해가는 과정에서 늘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가 그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지여다.
아니면 우리와 함께 해바라기씨에 초코를 바르는 대신에, 우리안으로 들어온다면(해바라기씨안에 초코가 들어있는 형태) 기꺼이 받아주겠노라- 끝-

2011년 3월 15일 화요일

The 8th Maison in the B 후기

The 8th Masion In The B

2011년 3월 11일



안태준/예비영화감독, 인지희/국회도서관








현재 한국영화 업계에서 영화인들이 얻고자 하는 에너지가 현실적인 문제들로 고갈되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등 에서 심여를 기울여 발전시키고자 하는 '새로운
컨텐츠'는 무엇일까 모두 함께 고민해 보았고
그것은 결국은 인더비가 B를 찾는일과 동일하지 않은가 생각해봄.

금요일 Maison 파티 후 안태준 예비감독, 월요일에 사무실 전격방문(술이 취해있었음)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함께 생각을 공유하기로 함-




같은 맥락의 약간은 다른 영역의 전문가인 인지희 사서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보이지 않는 '정보력'의 부족한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국회도서관이 국내 제일의 도서관 일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을 뒤업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소액의 예산과 소극적인 관심을 얻고있다는것이 놀라울 따름.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분야, 예를 들면 도서, 인문/자연과학 등의 소위, '실적이 크게 눈에 띄지않는' 부분에 늘 소흘한 것, 이제는 바뀌어야한다 가아니라 구체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정책으로부터가 아닌 우리로 부터, 밑으로 부터의' 혁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을 하게됨-






2011년 3월 2일 수요일

공연 티켓 가격 결정의 새로운 방식 - 자동할인 시스템

요즈음 '스마트 프라이싱' (자그모한 라주, Z.존 장 지음. 2011. 럭스미디어)이라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런데 책을 보던 중, 공연에 적용하면 최적일 듯한 시스템이 보여 소개하려 한다. (아래 내용 중간중간 나오는 페이지 넘버는 '스마트 프라이싱' 내 페이지 넘버이다)

예전의 포스팅에서 현재 공연 업계의 좌석 등급 및 가격 책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http://blog.cuintheb.com/2010/12/opening-party-2-in-b.html ) 너무 많은 VIP석, 좌석 등급의 '이름'이 올라감으로 인하여 올라간 티켓 가격 등.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좌석 등급 및 가격에 대한 불만을 없앨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너무나 반가운 내용을 보게 된 것이다.


자동할인 시스템

자동할인 시스템은 날짜가 지나가면 가격이 떨어지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판매를 시작한 후 보름이 지나면 자동으로 25%가 할인되고, 또 일주일이 지나면 원래 가격의 50%가, 또 일주일이 지나면 원래 가격의 75%가 할인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네덜란드식 경매의 일종이다. 네덜란드식 경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낮은 가격부터 입찰을 하는 보통 경매와는 다르게, 높은 가격에서 낮은 가격으로 진행된다. 네덜란드식 경매 입찰자들은 지금 살 필요는 없지만 기다릴수록 가격이 점점 내려가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먼저 입찰하여 상품을 들고 나가 버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p.160)

이러한 네덜란드식 경매의 일종인 자동할인 시스템은 모든 사업에 작동하지는 않는다.
자동할인 시스템이 성공적이기 위한 기본 조건 중 첫번째는 희소성의 인식이다. 이러한 희소성의 인식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상품이 한정된 수량과 시간가치를 지녀야 한다. 즉, 남이 먼저 사버리면 내가 살 수 없는 상황과, 어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이상 가치가 없어지는, 예를 들면 계절상품 같은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소비자들이 반드시 그들의 구매와 감정적으로 연관이 있어야 하며, 할인에 기뻐할 수 있도록 정상가격을 알고 있다는 강한 느낌을 갖고 있어야 한다.(p.152)


자동할인 시스템의 적용 예시

뉴욕에 본사를 둔 의류 소매기업인 Syms는 이러한 자동할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회사다. Syms 최고의 고객은 소득수준이 어떻든 간에 유행을 알고, 브랜드 이름에 가치를 부여하지만 그런 옷들이 높게 마크업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Syms의 슬로건이 '교육받은 고객이 우리의 최상의 고객이다'라는 사실은 이러한 점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p.152)

Syms는 여자 옷에만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한다. Syms의 여자 옷 가격표에는, 전국적으로 광고되는 가격인 'Syms가격'과 옷이 해당매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매겨진 가격, 그리고 그 이후 10일이 지날 때마다 이전보다 낮아지는 세 개의 가격들이 주어진다. 하지만 남자 옷이나 아이들 옷에는 이러한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여자 옷만이 시간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즉, 여자 옷은 계절에 민감하고 유행을 타기 때문에, 옷이 매장에 나오면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가 줄어든다. 결국, 유행에 먼저 따라가고 싶은 여자는 남들이 사기 전에 비싼 돈을 주고라도 사려 하고, 유행보다 실속을 챙기는 여자라면 남이 사버려서 내가 살 수 없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 하면서라도 가격이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떨어진 후 해당 옷을 사게 되면, 할인된 가격에 샀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게되는 의류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서로 다른 종류의 고객들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주는 효과도 얻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플로리다주 올란도의 호텔리어인 해리스 로젠(Harris Rosen)은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독자적 호텔회사를 만든 주인공이다. 그는 1974년 정확히 오일파동 시기에 올랜도 호텔을 사게되어 사업을 시작 하자마자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 때 그가 떠올린 방식이 자동할인 시스템이다.(p.157)

호텔은 그 특성상 빈 방이 있는 것은 낭비이다. 그래서 로젠은 방이 빈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더 떨어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하룻밤을 온전한 가격으로 빌릴 수 있는 날에서 하루가 지나면 방값은 반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로젠은 다른 경쟁 호텔들의 방 사용률이 80%에 머물 때에도 로젠의 호텔은 90% 이상의 방 사용률이 유지되도록 만들었다.(p.158)


공연과 자동할인 시스템

그럼 이 시스템이 왜 공연에 적합한 것일까?
정확히 말하자면, 좌석 등급이 나눠질 만한 수의 좌석이 있는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며, 공연장의 크기에 걸맞는 콘텐츠를 가진 공연에 적합하다. 이러한 공연은 자동할인 시스템의 작동 조건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1. 희소성

우선, 좌석 수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한정된 수량의 조건을 만족한다.(공연 콘텐츠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공연장을 잡은 경우는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공연 날짜 이후에는 공연 티켓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시간적 한정도 있다.

2. 관객

우리 나라의 공연 관객들은 이제 굉장히 많은 공연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공연의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즉, '브랜드 이름에 가치를 부여하지만 그런 상품들이 높게 마크업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바로 그런 사람들인 것이다.


그럼 공연 티켓 판매 방식에는 어떤 식으로 자동할인 시스템을 적용해야 하는가?

좌석 등급을 없애고 전체 좌석에 자동할인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 먼저 티켓을 사기 시작하면서 좋은 좌석부터 비싼 가격에 팔리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 가능한 좋은 좌석이 없어지면서 공연 티켓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관객들은 부분적으로나마 스스로 가격 결정의 권한을 갖게 되고, 같은 VIP석을 사고도 구석에서 보게되는 폐해를 피할 수 있으며, 티켓 가격에 민감한 사람과 좋은 좌석에 민감한 사람 모두가 만족스러울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또한, 표가 팔리지 않아 초대권을 뿌려야 하는 사태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자동할인 시스템의 또 다른 숨어있는 장점은 더욱 유익하다. 자동할인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소매기업이 가격을 어디에 설정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즉, 수요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할인율이 어느 수준인지를 알아내는 것을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어준다. (p.159) 공연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게 되면, 관객들이 생각하는 공연 티켓 가격의 적정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좌석 위치별로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동할인 시스템은, 일찍 예매할 수록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현재의 공연 티켓 판매 관행과 상당히 대치된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의 관행보다 자동할인 시스템이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훨씬 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무선 통신 bandwidth를 팔기 위해 네덜란드식 경매를 사용하였고, 구글도 신규공모주를 발행했을 때 네덜란드식 경매를 활용했다는 점을 상기해 보라.(p.160)

한가지 너무 아쉬운 점은, IN THE B의 앞으로의 프로젝트 중 일반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이 당분간 없어, 이 시스템을 활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언제가 될 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by chie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