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5일 월요일

The 10th Maison IN THE B 후기



초대손님 : 김아영(CJ E&M), 임지민(프리랜서 연출가)


공연업계 동료이자 동기 및 후배인 김아영양과 임지민양의 방문.

CJ E&M의 현재 상황과 공연업계 전반의 상황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었다.

이 날 초대 손님들에게 가장 미안했던 것은, 그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메종이 있는 날 밤 12시에 미팅 약속이 잡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아영양과 지민양은 새벽 5시 30분까지 우리 회의에 동참하는 어쩔 수 없는 열의(?)를 보여주었다. 우리보고 도대체 어떤 것을 하냐고 물어보던 질문에 대한 대답은 꽤 됐을 듯.

아영, 지민. 미안해~~ ^^;;;




2011년 4월 21일 목요일

놀이동산과 공연 페스티벌의 경쟁 관계에 대하여

오늘은 작년 여름에 여자친구와 함께 캐리비안베이에 갔을 때 느꼈던 점을 적어볼까 한다.

작년 여름 어느 날, 여자친구와 함께 캐리비안베이에 갔다. 중간에 비가 오고 천둥번개가 쳐서 놀이기구 운영이 잠시 중단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역시 여자친구와 함께 간 캐리비안베이는 즐겁기만 했다. ㅎㅎㅎ

재미있는 놀이기구를 타보려고 돌아다니다가 '타워 부메랑고'라는 탈 것을 발견하고 줄을 섰다. 거의 1시간 넘게 기다리던 중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아무런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빨리빨리"로 유명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고 잘 견디지 못한다. 그런데 유독, 놀이동산에서만은 1시간이 넘게 기다리면서도 아무런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도 비싼돈까지 내고 들어왔는데 말이다.

거기서 나의 생각은 직업병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공연과 놀이동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여기서 좀 비약이 심하긴 하다. 하지만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들 느낄 것이다. 생각의 비약이 꼭 논리적으로 설명 되어야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일반적으로 공연은 조금만 딜레이 되어도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온다. 공연장에서 1시간 딜레이라는 것은 이미 그 순간 온라인 상에 관객들의 불만으로 도배가 되어 있을 터이다.

공연은 사람들이 일정한 입장료를 내고 공연 현장에 들어가서 아티스트들의 실연을 즐기는 문화 콘텐츠다.
놀이동산은 사람들이 일정한 입장료를 내고 동산(?)에 들어가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즐기는 레져시설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공연과 놀이동산을 비교하기에는 한가지 문제가 있다. 일반적인 공연은 해당 공연 단 하나의 콘텐츠만 있는 반면 놀이동산에는 놀이동산 내에 수 많은 탈거리(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급은 공연이라기 보다는 공연 페스티벌로 정해야 할 듯 하다. 페스티벌과 놀이동산.

일단, 사람들이 일정한 입장료를 지불하고 현장에 들어간다는 개념에 있어서는 페스티벌과 놀이동산(카테고리가 딱 맞진 않지만 편의상 그냥 페스티벌과 놀이동산으로 통일하겠다)이 동일하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무엇인가? 바로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에 대한 선택권이다. 페스티벌은 각각의 콘텐츠(공연)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최측에 의해 정해져있다. 하지만 놀이동산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아무 때나 내가 원하는 콘텐츠(탈거리)를 즐길 수 있다.

대기 시간에 대한 고객 불만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공연은 약속된 시간이 있고 관객은 그 시간에 콘텐츠를 즐길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불만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에비해 놀이동산은, 본인의 선택에 의하여 콘텐츠를 즐길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 대기시간 역시 본인이 선택한 것이기 떄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페스티벌도 관객들에게 일정 선택권이 주어진다. 본인이 원하는 공연을 골라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선택권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놀이동산과 페스티벌이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실제로, 한번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총 체류 시간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놀이동산과 페스티벌은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페스티벌이 놀이동산만큼 관객들의 편의나 불만 처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페스티벌의 관객이라면, 그들이 놀이동산에 가서 지불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희생하고, 그들이 놀이동산에 갈 수 있는 기회시간('기회비용'에 빗대어…)을 희생하고, 그들이 놀이동산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즐거움(역시 '기회비용'에 빗대어…)을 희생하면서까지 페스티벌을 즐기고자 오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 공연 및 페스티벌 기획자들은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기회비용, 기회시간, 기회즐거움들이 아깝지 않게 해줄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우리의 보람이고 우리의 즐거움이지 않을까?



ps. 글을 읽다보면 상당부분 갑작스런 생각의 비약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놔두는 것이 여러 논의를 이끌어 내는 데에 더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놔둔다. 어차피 이 글이 무슨 논문도 아니고,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우리는 우리의 말이 옳다고 우기고 싶은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이니까.